역사의 단절이 기가막혀

“히말라야 토끼” vs “권력의 애완견”


“히말라야에 사는 토끼가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 크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필자는 미국 언론이 바로 “히말라야 레빗“ 병에 걸린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 미국이 위대하기 때문에 미국 언론도 위대하다는 착각에 빠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은 항상 옳으며 결백하다는 미국신화를 판매하는 일차적인 도매상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1980년대 한-미 통상마찰의 미국측 Catch Phrase인 “Korea is Second Japan” 이라는 말을 유행어로 만들어 널리 퍼지게 한 것도 바로 미국 언론 이었다.

미국언론의 오만을 일부 미국 지식인들조차도 지적하고 있다. CJR(columbia journalism review) 2005년 11/12월호에 보면 아래와같이 의미심장한 내용이 있다. “미국 언론은 잘 짜여진 미국의 신화에 푹 젖어 있다. … 미국 언론에 있어서는 부자와 유명인 그리고 권력자는 항상 주된 관심의 대상이다. 그러나 가난한 자는 희생자 이거나 범죄자 혹은 실패한 사회정책의 결과로 다뤄질 뿐이다.” CJR은 “미국과 세계와의 관계, 그리고 미국 언론의 뉴스에 대해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한-미 통상 관계에 관한 미국 언론의 역할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필요하다. 그것은 새로운 개방의 시대, 우리의 새로운 지혜의 발견의 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의 실체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한-미 통상 마찰이 두드러지게 불거졌던 1980년대 전두환 정부와 언론 관계를 뒤돌아보면, 그 때 시중의 유행어로 “땡 전”이라는 말이 있었다. TV 아나운서의 좪몇 시 뉴스입니다좫 하고 나면 바로 전 대통령의 클로즈업 화면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모 방송사 앵커의 뉴스 시작전 멘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여러분, 오늘 망둥어가 뛰니까 꼴뚜기가 뛰었습니다.” 군부독재를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시위에 이어 고등학생들도 참여한 사건을 빗대어 한 말이다. 물론 그 앵커는 집권당 국회의원 금 뱃지를 달게 되었고 한 때 한 거대 정당의 사무총장도 지냈다. 절대권력과 출세제일주의 언론사 간부들과의 야합의 전형적인 결과물이었다. 미국기자들을 “히말라야 레빗”에 비유 한다면 일부 국내 언론들은 “청와대 애완견”으로 표현될지도 모른다.

1983년초 한국일보/코리아타임즈 견습기자 교육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그 당시 신문사 정치부장과의 그룹 만남이 있었다. 견습기자 한명이 당시 민감했던 김대중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선각자는 외로운 법이다.… ” 라는 말을 듣고 역시 의식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발표되어 마음의 혼란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언론들 중에서 소위 3에스 (sports, sex, thrill) 아이디어와 정책개발에 크게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런데 “권력의 애완견들”이 많았던 시절, 전두환씨는 “기자들은 하이에나”라고 얘기했다. 호랑이와 사자들은 사냥감을 직접 잡아서 먹는 것과는 달리 하이에나는 치타나, 표범 같은 다른 맹수류들의 먹이를 훔쳐 먹거나 썩어서 아무도 못 먹는 고기를 먹는다는 습성에 비유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