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시대 때 미 정보기관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해 동안 미국에서 받은 박사 논문들만 잘 수집, 분석하면 그 기간동안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정보의 중요성과 미국 경쟁력의 원천인 정보수집 능력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사실 미국이 일본의 추격을 뿌리치고 세계 맹주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도 IT와 지식·정보 우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1986년에 필자가 Washington Post 기자를 만났을 때 이야기다. 그때 양국간의 Keyword 였던 “Korea is Second Japan”의 얘기를 꺼내면서 혹시 Washington Post가 그 표현을 처음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는 말을 진담반, 농담반으로 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후로 미루고자 해 다른 얘기로 이어갔다.

한 시간여간의 대화를 끝내고 나는 고맙다는 인사와 더불어 그 미국기자에 작별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기자는 아직 안 끝났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보여 줄 것이 있다고 하며 신문사내의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우리나라 신문사의 조사부 같은 곳에 가서 직원에게 쪽지를 내미는 것이었다. “Korea is Second Japan” 이라는 Phrase를 검색하고 최초로 쓴 곳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Christian Science Monitor”가 “Korea is Second Japan”을 처음 썼다는 기록이 나왔다. “아까 당신이 우리 신문사가 “Korea is Second Japan” 이라는 말을 처음 했을지도 모른다는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라는 그 기자의 말이었다. 참으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과연 미국의 힘이 라고 생각하며 “Washington Post 외에 다른 신문사들도 이런 시스템을 갖고 있느냐” 고 질문하니까 아니라고 말하면서 모든 신문사들이 공동으로 투자하여 만든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22년전에 이미 미국은 요즘 고도화된 인터넷시대에나 가능한 정보의 공동우물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바로 그것이 인터넷 칭기스칸 Google이 태어난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다. 바로 그것이 한-미FTA시대를 맞아 Hardware중심의 IT 강국보다는 Software 중심의 지혜국가 건설의 시급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